꿀알바, 헬알바가 아닌 혐알바라고 적은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오늘은 목요일부터 어제까지, 3일간 했던 정왕동 모델하우스 알바 후기를 올리려고 한다. 당초 알바천국에서 3일 전단지 알바를 구한다길래 지난번에 했던 부천에서 만큼까진 아니겠지만 나름대로 괜찮지 않을까, 전단지니까 힘들긴 하겠지만 그래도 '당일지급' 타이틀과 상세 내용에 현장 종료 후 바로 급여를 지급한다는 내용, 일당 5만원 정도 되는 것들이 마음에 들어서 하게 되었다.
1일, 총 6명이 오기로 했다는데 나를 포함해서 고작 3명 밖에 오질 않았다. 이 날 받은 전단지는 이틀 분량이었다. 처음엔 뭣도 모르고 진짜 열심히 뿌렸다. 다 끝나갈 때쯤이었나? 새끼손가락 두께만큼도 남지 않았다. 아 이 날은 점심을 줬는데 별로 맛은 없더라. 무슨 뷔페 쟁반접시 같은거 하나에다가 다 담아먹으라는데 솔직히 불편했다. 음식물이 다 섞이니까. 그래도 예상보다는 제 시간에 퇴근했고 큰 불만은 없었다.
2일, 친구랑 같이 오게 되었다. 이 날도 전단지를 친구랑 열심히 뿌렸다. 재미는 없고 지루했다. 첫 날과 마찬가지로 날씨는 따뜻했는데 바람이 많이 불어서 추웠다. 그리고 전단지가 다 날라가는 줄 알았다. ㅡ_ㅡ 이 날은 밥을 사비로 사먹으라고 하더라. 식대는 영수증 가져오면 준다고 하니 친구와 순대국밥 먹으러 갔다. 근데 이 날 좀 여러가지로 트러블이 있었는데 나랑은 관계 없었다.
3일, 2일째가 끝난 날 밤 전화가 왔다. 알바 내용이 갑자기 변경됐다. 전단지가 아니라 인형탈이고 일급 7만원일꺼다. 그래서 친구랑 일단 같이 하기로 했다. 인형탈 한 번쯤은 괜찮을 것 같아서. 승낙하니까 갑자기 다시 또 연락오더니 출근시간 바뀌었다고 하더라. 바로 말해줘야 하는 부분 같은데 말이다. 아 뭐 알았다고 하고 가기로 했다. 9시 20분부터 시작해서 1시 20분 정도까지 쫄쫄 굶은채로 계속해서 서 있었다. 쉬는거 뭐 그런거 없다. 그러다가 밥 먹고 나니까 2시인가 되더라. 그 때부터 또 하다가 한 3시부터 돌아가면서 20분씩 쉬게 해줬다. 그러다가 5시에 끝이 나려고 하는데 연장근무를 얘기하더라. 시급 만원이랬나? 근데 솔직히 3일 하면서 불만인 부분이 이만저만이 아니여서 그냥 안 한다고 했다. 그런데 나중에 4명인가 연장근무 한다더라.
끝날 때가 되서 다들 모여있었는데 갑자기 아웃소싱 업체에서 파견나온 알바 관리인이 임금 지급이 딜레이가 된다는 얘기를 받았다더라. 언제까지냐니까 익월 말이랜다. 이게 뭐 모델하우스 측이랑 아웃소싱 업체랑 서로 갑자기 말이 바뀌었다던가? 보통 일일알바는 당장 돈이 필요해서 하는 알바가 아닌가? 어이가 없었다. 나처럼 잉여든, 아니면 돈이 많은데 그냥 심심풀이로 하는 사람이든, 쉬는 날 할 것도 없어서 시간 떼울겸 돈이나 버는 사람이든, 아니면 대학생인데 용돈 벌려고 쉬는 날 잠깐 나온거든, 어느 쪽이든간에 당장 필요해서 하는게 일일알바일텐데 이 무슨…?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불만을 호소하자 본인이 최대한 자기도 당겨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장 근무 하기로 한 인원은 1명으로 줄었더라. 그렇게 우리는 이 문제 때문에 약 30분 정도 늦게 해산하게 되었고, 집으로 가는 차 안에서 처음 연락했던 팀장이라는 사람에게 연락을 했더니 급여담당자 번호를 알려주더라. 그러다가 얘기가 끝나서 못해도 오늘(다음 날) 지급받기로 했다. 그런데 갑자기 그 알바 관리하던 사람한테 문자가 오더라. 이번달 말까진 주겠다고, 아니 이번달 말이 이번주 아닌가? 뭔 뜬금포. 그래서 다시 연락 연락 연락을 하며 불안한 마음과 분노를 어찌할 수가 없었다. 급여담당자 및 팀장이랑 다시 연락해서 확인했다. 오늘(당시 어제) 저녁 중으로 아니면 못해도 내일 오전 중으로 받기로 확답을 듣게 되었다. 그러나 어제 저녁에는 아무런 입금이 확인되지 않았다.
오늘 아침이 되었다. 정오가 지나도 아무런 입금 내역이 없자, 문자를 했더니 연락이 오더라. 기다리라고 한다. 기다렸다. 그러다가 졸려서 잤더니 갑자기 문자가 오더라. 문자 소리에 깼다. 친구 계좌 문제 때문이더라. 계좌 문제 해결하고 나니 한 18시 40분이었나, 50분이었나 이 쯤 지급을 받았다.
계산해보니 2일 전단지 + 인형탈 + 식대 - 세금공제 제대로 들어온 것 같더라. 나름 일 하면서 괜찮은 부분도 없지 않아 있긴 했다만 불만이었던 부분이 많았다.
먼저 괜찮았던 부분은
1. 맛은 별로였지만 밥이 나왔다.
2. 첫 날은 예정 인원 중 반 밖에 오질 않아 해당 인원들에게 연락 및, 지원 요청에다가 무슨 높은 분들 회의인가 있어서 시작을 12시에 했다. (10시 50분까지 와서 계속 대기하다가 밥 먹고 투입.)
3. 오래 걷긴 했는데 다리가 튼튼해서 다리는 안 아팠다. 이건 체질적인 이점인 듯.
4. 착한 분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전단지 계속 빠꾸당하니까 자기한테 그냥 달라면서, 혹은 바람에 휘날리는데 한 장 본인이 가져간다며 말해주는 착한 분들이 있더라. ㅠㅠ
5. 둘째 날은 친구와 동반 근무가 가능했던 점이 좋았다.
6. 게다가 둘째 날 마저 스타트가 늦었다. 그 날은 사람이 많이 왔는데 또 안 왔던 인원 몇 명에 대해서라던지, 너무 많이 오다보니 인원 배정이라던지, 갑자기 연락 없이 사라진 인원이라던지(알고보니 갑자기 다른데로 팔려갔더라) 덕분에 12시 10분쯤엔가 내려졌고 점심 먹고나니 1시여서 이 때부터 시작했던 점? 물론 식대는 청구했으니 사실상 공짜밥으로 맛난거 먹은 격.
7. 첫 날과 둘째 날은 거의 칼퇴근이었다. 첫 날은 5시 10분에 픽업하러 와서 도착해서 정리좀 하다가 가고, 둘째 날은 5시 20분인가 30분에 데리러 와서 (이 날 차 많이 막힘) 도착해서 잠깐 있다가 시간 되서 갔다.
8. 인형탈 하면서 애기들 놀아주는 게 재밌긴 했다.
9. 이건 지리적 이점이겠지만, 첫 날에 같이 했던 다른 두 분이 집 갈때 태워주셨다. 알고보니 자차가 있으시더라. 차 안에서 김밥도 한 줄 주시길래 잘 먹었다. 덕분에 좀 일찍 도착했다.
그리고 이제부터 혐 알바라고 부르게 된 이유를 설명하자면
1. 첫 날 반 밖에 오질 않았기 때문에 예상보다 힘들었다. 2인 분량을 1명이서 해야만 했으니 말이다.
2. 첫 날 같은 경우는 감시를 엄청 자주 왔다. 간간히 연락도 엄청 오고, 거의 한 1시간? 30분마다 관리자를 봤던 것 같다. 어련히 알아서 열심히 할 텐데 말이다. 솔직히 첫 날 뻥 안치고 엄청 성실히 했는데 자주 감시오니 조금 짜증나긴 했다.
3. 위에도 적었지만 밥 맛이 별로였고, 접시 하나에 몰빵해서 먹으라는 부분이 맘에 안 들었다. 셋 째날때 잡채랑 샐러드 받았다가 샐러드잡채가 되있더라; 닭조림 같은 것도 나왔는데 그것도 다 드레싱 묻어버림. -_- 이 날 배아팠음.
4. 둘째 날, 내가 해당되는 부분은 아니었지만 사람들이 이곳 저곳으로 뿌려졌는데 갑자기 차도 모자르고 하다면서 2팀(6명)을 데리러 올 수 없다는거다. 그래서 그 자리에서 퇴근하는걸로 하기로 했는데 그 인원들 중에 누군가 모델하우스에 짐을 놓고왔다더라. 그러면 해당 인원만 오게 하면 되는거 아닌가 싶은데 전부 강제 소환이랬다. 그 당시 시간은 5시 45분 정도였다. 사비로 다시 복귀 시키는 걸로도 모잘라서 ...?
5. 교통편이 드럽게 안 좋다. 가는 버스가 3대인데 배차 간격도 쓰레기고, 내려서도 10분을 가까이 걸어야 한다. 심지어 근처에는 뭐 먹을 곳이 없다. 신도시라더니 아직 개발이 한참 모자란 도시인 듯 하다.
6. 둘째 날, 아침부터 뭔가 무거운 걸 여럿이서 들게 만들었다. 그걸 보고 있던 좀 높아보이는 사람이 "야, 얘네 전단지야." 하니까 "이것만 잠깐 시킬게요." 이러드라, 진짜 그것만 시켜서 다행이었지. 그래, 이거는 그렇다 치자. 그런데 끝나기 한 15분 전 갑자기 라면박스좀 같이 창고에 넣잔다. 뭐, 이것도 그럴 수는 있다. 근데 주임인가 하는 사람이 계속해서 신경 긁는 소리 하더라. "어처피 얘네 6시 까지 일하는거잖아?" 라는 말만 3번은 들은 것 같다. 퇴근 시간이 6시지, 6시까지 일하는 건 아니지 않나? 설령 그렇다 치자, 근데 그 부분을 계속해서 얘기할 필요가 있었나 싶다. 결국 그 날 퇴근은 6시 5분엔가 했다. 출근은 10시 50분까지 하래놓고, 퇴근은 6시 5분에 했다. 그럼 15분에 첫 날도 비슷했으니 30분, 다음 날도 10분 일찍 와서 20분 가까이 늦게 퇴근했는데 그 1시간에 대한 보상은 줄 샘인가? 물론 아니다. 역시 알바인생, 시급인생은 더할 나위 슬프다는 것을 깨달았다.
7. 분명 전단지 3일로 시켰는데 갑자기 전단지가 다 떨어졌다면서 셋 째날은 인형탈로 바뀐 점, 그마저도 3시까지는 (점심시간을 제외하곤) 쉴 시간을 전혀 주지 않았다는 점.
8. 이래라 저래라 시키는 건 많으면서 돌봐줄 생각은 1도 없어보였다. 그나마 알바관리하는 그 사람이 없었다면 3일차때 점심 먹을 수나 있었을까 싶다.
9. 모델하우스 쪽에서는 일이라는 걸 잘 모르는 것 같았다. 전단지 첫 날부터 전단지 배포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부터, 어떻게 사람을 굴려야 하는지, 또 어디에 내려다 주는게 좋은지 등에 대해 무지해보였다. 밥도 그냥 똑같이 맥이면 될 껄, 갑자기 사비로 먹고 영수증 제출하라질 않나(이럴꺼면 처음부터 끝까지 그러지 말이다), 갈 시간 다 되가는데 갑자기 일 시킨다던지, 자기가 뿌려놓고 거두는 건 거의 반 강제로 본인 스스로 하라는 점(타 지역으로 뿌려졌다가 사비로 오라던 인원들), 출/퇴근부 작성이라는 개념이 있다가 없다가, 전단지도 50분 일하고 10분 쉬고 하라는데 무조건 그러지는 말고 일단 명목상 그런거다는 얘기를 들었다. 솔직히 쉴 사람은 알아서 쉬고, 할 사람은 알아서 하겠지만(난 구라 안치고 화장실 갈 때 빼고는 쉬어본 적이 없다. 앉은 적도 없다. 이 날 만보기 깔으래서 깔았는데 다 끝나고 나니까 4시간 동안 18km를 움직였더라, 단독군장보다야 가볍겠지만 걸은 거리만 치면 뭐 거의 행군한 샘이었다.) 저런 식으로 말하면 솔직히 불만이 안 생길 수가 없다. 즉, 휴식에 대한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밥도 최대한 빨리 먹고 투입하라고 하고. 사실상 근무 시간은 11시부터 18시까지고, 밥 시간을 1시간으로 잡는다 쳐도 6시간이 근무인데 6시간 동안 안 쉬고 걸어봐라. 그게 쉬운 일인가, 그러면서 전단지 계속 들고 있고 되도 않는 인사 등의 멘트를 보내며 원치 않을 종잇장을 나눠준다는게 근무 자체는 쉽지, 그래도 스트레스가 없을 리가 없는데 쉬지 말라는 것과 다름 없는 지시는 분노를 들끓게함은 사실임에 틀림 없다.
10. 아웃소싱 업체와도 불만이 꽤 많았다. 수요일(근무 전 날) 모집 공고 보고 연락했는데 어딘지 아냐고 문자가 왔다. 자세히 알려줄 수 있냐니까 10분이 넘게 아무 말이 없더라. 짜증나서 찾아봤다, 여기 맞냐니까 맞다고 한다. 알려줄 생각이 없었는 듯. 게다가 첫 날에도 인원이 반 밖에 오질 않았는데 당일날 아무런 사후 처리가 없었던 점, 그나마 이틀 부터 관리하는 사람이 추가되긴 해서 다행이지. 그런데 뭔가 계속 말이 바뀌는 게 제일 큰 불만이었다. 급여 지급일이 변동될 거라는 점이라던지, 연장 근무 및 근무 일 수가 바뀌었다며 다음 날에도 출근할 사람 찾던 점이라던지 그걸 심지어 마지막 날 퇴근 시간에 모두를 불러 모아서 한 말이다. 진작에 말했으면 하루도 나오질 않았을 것이다. 아 물론 연장 및 추가 근무는 당연히 안 한다고 했다. 그런 상황에서 하고 싶을까? 절대 아니다. 심지어 급여 받는 과정에서도 트러블이 많았다. 이 부분은 위에 적었던 내용보다 더욱 길지만 자세히는 서술하지 않겠다.
모델하우스 알바는 정말 케이스 바이 케이스(case by case)로 나뉘는 것 같다. 지난 부천 처럼 내가 멀어서 불편했던 점만 빼면, 식사 제공 및 휴식 보장, 감시자 없음, 빠른 급여 지급 등 근무 여건 면에서도 좋고, 단순하며 구두계약이라곤 하나 당초 계약했던 부분에 틀림이 없는 경우가 있는 반면, 여기는 가까운데에도 불구하고 버스 교통편이 심각하게 문제가 있으며(퇴근 하고 20분을 넘게 기다리다가 버스를 타야만 하나?) 계속해서 바뀌는 말들(인원, 급여, 식사, 근무내용, 근무일수, 근무시간, 그 외 잡일 등)이라던지 관리하는 방식이라던지.
다시는 전단지 알바 안 할 생각이다. 지난 노트 배포 알바처럼 당일 지급(심지어 현금 지급)같이 믿을 수 있는 확실한 알바가 아닌 이상.
아 그리고 하나 더 말해야겠는데, 3일차가 끝난 날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두 통의 전화가 왔다. 두 번째 전화부터 말하자면, 내가 일했던 모델하우스에서 연락이 왔다. "오늘 일했던 XXX씨 맞나, 내일 인원이 필요할 것 같은데 와줄 수 있. 아웃소싱 업체는 우리도 들어봤는데 퇴근때 다들 불만을 많이 호소했다더라. 그 업체가 좀 양아치 같은 게 사실이다. 내일은 확실히 당일 지급 해 줄 수 있는데 와줄 수 있냐" 끝에 '~냐'체만 빼면 거의 99% 이렇게 말했다. 아웃소싱 업체를 양아치라고 표현하더라;; 무튼, 난 안 한다고 했다. 절대 할 맘 없다. 이번엔 뭐 당일지급 확실하다는데 난 쉴꺼라고 말했다. 애초에 쉬려고 3일짜리 알아본거였고, 설령 4일을 할 생각이었다 해도 여기서는 하고 싶지 않았다. 쉴꺼라는 답변에 친구랑 같이 왔었지 않냐길래 "아, 걔는 저 안하면 안해요." 라니까 그래도 번호 알려달란다. -_-? 그래서 알려줬는데 친구도 안 한단다. 뭐 본인이 설득할 생각이었나본데 ;;
그리고 첫 번째로 전화왔던 사람에 대해 말해야겠다. 바로 옆 모델하우스 업체라더라, 오늘 ~에서 근무한 분 맞냐면서 다름이 아니라 자기 쪽에서도 인원이 필요하다고 한다. 자기는 내가 일했던 업체 쪽이랑은 달리 당일 지급 해줄꺼라면서 말이다. 당연히 안 한다고 했다. 쉴려고.
?
근데 가만 생각해보니 이상하다. 아니 나는 다른 모델하우스에 내 번호 알려준 적이 없는데요? 같이 근무했던 사람들 중에 내 번호 아는 사람 없다. 내 친구 말고. 그렇다고 뭐, 거기 관리자가 내 번호를 외웠을까? 주임이 외웠을까? 누가 외웠을까? 외운 사람 절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뭘까, 아웃소싱에서 온 관리자에게 물어봤는지(뭔 종이 같은데다가 출석부 처럼 적어둔 게 있긴 했다 번호랑 같이) 아니면 모델하우스 측에 물어본건지는 모르겠다만, 어느 쪽이든 기분이 굉장히 나빴다.
내 정보의 일부를 알려준 거니까. 나는 허용한 적도 없는데 말이다. 나와는 아무런 상의가 없었다. 일말의 통보조차 없었다. 단지 본인들 인력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정보를 받아간 옆 모델하우스 측이나, 자기 정보 아니라고 막 알려준 쪽이나 하나 같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러한 이유들로 나는 이 알바를 혐알바라고 한다. 위에서도 말했듯 케바케겠지만, 어쨌든 내가 일했던 이 모델하우스는 혐이다. 그것도 아주 극혐!
아무리 고용자와 노동자 간의 관계이기에 상하관계, 갑을관계가 명확히 존재한다지만 사람에 대한 배려가 없는 곳은 아무리 돈을 많이 줘도 가고 싶지는 않다. 나 군대 갔다왔다. 아랫사람의 위치가 무엇인지, 윗 사람의 위치가 무엇인지 짧으면서도 긴 시간 동안 충분히 경험하고 왔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일은 이해할 수 있고, 또 밑바닥으로 들어가는 일에도 보통은 참을 수 있다. 하지만 그것 또한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배려가 있을 때의 얘기다. 나보다 잘하진 못해도 어지간한 부분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숙지가 되어 있는 상태여야 따르던지 하겠는데, 심지어 그런 부분도 없었던 이번 알바. 개인적으로 이번 알바는 나에게 큰 교훈을 줬다.
일 못하는 사람 밑에 들어가는 게 얼마나 힘들다는지에 대한 교훈과, 알바 인생은 답이 없다는 점, 기본적인 보장이 없으니까.